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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희토류 공급망] 에어컨 실외기에 숨은 영구자석, 비전 AI와 탈자기술로 회수하다

by SpargoNet 2026. 8. 28.

 솔직히 저는 에어컨 실외기를 버릴 때 그 안에 희토류가 들어 있다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그냥 고철 덩어리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LG전자폐가전 컴프레서에서 희토류 영구자석을 분리·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정부와 함께 시범사업까지 시작한다는 소식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버려지는 가전제품이 핵심광물 공급망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발상, 꽤 의미 있는 전환점입니다.

 

희토류 공급망 에어컨 실외기
[희토류 공급망 에어컨 실외기 - 매일경제]

 

1. 버려지는 폐가전 속에 숨겨진 핵심광물

 일반적으로 폐가전을 재활용한다고 하면 구리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값어치 있는 광물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등 17종의 금속 원소를 통칭하는 희토류(Rare Earth Elements)입니다. 전기차 모터, 산업용 설비, 가전제품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입니다.

 

 냉장고나 에어컨의 컴프레서(압축기) 내부 로터(회전 부품)에는 약 120g의 희토류 영구자석이 들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자석의 자력이 너무 강해 수작업 분리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점입니다. 희토류는 생산지가 중국에 집중돼 있어 수출 제한 시 글로벌 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공급망 리스크가 큰 광물입니다.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한 폐가전 처리가 아닌 국가 단위의 공급망 방어 전략으로 읽힙니다.

2. 비전 AI와 결합한 '탈자기술'의 혁신

  이번 사업의 핵심은 탈자기술(脫磁)입니다.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영구자석의 자력을 인위적으로 제거한 뒤 안전하게 떼내는 방식입니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이 기술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열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비교 항목 기존 자석 분리 방식 LG전자 신규 탈자기술
작동 원리 고온 열처리 공정으로 자력 약화 강한 자기장만을 이용해 자력 제거
원료 품질 열 변형 발생, 재활용 원료 성능 저하 열 변형 없음, 자석 물성 및 가치 100% 보존
에너지 효율 고온 가열로 인한 에너지 소비 큼 저에너지 공정으로 비용 절감
자동화 (비전 AI) 작업자가 수동으로 구조 파악 및 분리 비전 AI가 제품별 형태 스캔 후 자석 위치 정밀 파악 및 자동 분리

특히 비전 AI(Vision AI) 기술의 도입이 돋보입니다. 폐컴프레서는 제품마다 크기와 구조가 달라 자석 위치가 제각각인데, 카메라와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이 이를 스캔해 최적화된 분리 방식을 자동 적용함으로써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습니다.

3. 연 4만 대 시범사업, 한국형 순환경제의 첫걸음

 이번 시범사업은 연간 약 4만 대의 폐가전에서 약 1.6톤의 희토류 영구자석을 회수하는 규모입니다.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자원이 순환하는 '구조'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이 체계를 전국 폐가전 발생량인 연간 300만 대로 확대할 경우 매년 약 120톤의 폐영구자석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출처: 기후에너지환경부)

역할 분담도 명확합니다. E-순환거버넌스가 폐에어컨과 냉장고에서 컴프레서와 로터를 분리하면, LG전자가 로터에서 희토류를 탈자·분리합니다. 회수된 자석은 새로운 자석을 만드는 원료화(Material Recovery) 기술 개발에 활용됩니다.

일반적으로 폐가전 재활용은 단순 금속 회수에 그치지만, 이번 사업은 수입에 의존하던 희토류를 국내에서 회수하고 다시 산업 원료로 되돌리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모델을 구축하려는 실질적인 시도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영구자석 분리·회수를 의무화하거나 촉진하는 제도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원료화 기술이 아직 개발 단계에 있어 회수와 원료화의 속도를 맞추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탈자기술이 전국으로 확대되면 폐가전은 단순한 폐기물이 아니라 국내 핵심광물 공급원의 든든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분석을 공유한 것입니다.
※ 참고 자료: 관련 뉴스 기사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