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사람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24세, 투자 경력 없음, 누적 수익률 1000%. 수치만 봐도 "이거 진짜야?" 싶었거든요. 그런데 파고들수록 단순한 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이 전략의 한계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레오폴트 아셴브레너와 그의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이야기입니다.
AI 투자의 판도를 바꾼 165쪽짜리 에세이
레오폴트 아셴브레너는 독일 출신으로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뒤 오픈AI 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투자 업계 경력이 전무한 채로 2023년 헤지펀드를 설립했고, 2024년 발표한 165쪽 분량의 보고서 하나가 그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았습니다.
보고서의 핵심 논지는 단순했습니다. AI 붐의 진짜 병목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전력과 컴퓨팅 파워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컴퓨팅 파워(Computing Power)란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데 필요한 연산 처리 능력을 의미합니다. GPU 클러스터나 데이터센터가 이를 담당하며, AI 성능은 결국 이 자원의 규모에 비례합니다.
저는 이 관점이 당시 시장의 주류 시각과 얼마나 달랐는지를 생각해보면 꽤 인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기업에 열광할 때, 아셴브레너는 "칩 가격에는 이미 모든 호재가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그의 펀드가 보유한 주요 자산을 보면 이 논리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 블룸에너지: 현장 발전용 연료전지 업체
- 코어위브: AI 컴퓨팅 파워 임대 기업
- 앤스로픽: 챗봇 클로드 개발사, 펀드 전체의 약 20% 비중
- AI 연산용으로 전환된 전 비트코인 채굴 데이터센터
AUM(운용자산)이란 펀드가 실제로 운용하는 총 자산 규모를 뜻합니다. 이 펀드의 AUM은 현재 약 200억 달러, 한화로 약 28조 원에 달합니다. 투자 경력이 없던 사람이 2년 만에 빌 애크먼의 퍼싱스퀘어와 맞먹는 규모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아무리 봐도 놀랍습니다([출처: 월스트리트저널](https://www.wsj.com)).
수익률 270%의 이면, 집중 투자의 칼날
올해 5월까지 수수료 제외 기준으로 약 27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이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누적 수익률은 1000%를 넘습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사례는 앤스로픽 투자입니다. 2025년 2월, 기업 가치 약 600억 달러 수준일 때 지분을 매입했는데, 이후 기업 가치가 9650억 달러로 치솟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한 가지 포인트를 주목했습니다. 앤스로픽은 비상장 기업입니다. 비상장 기업 지분 투자, 즉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는 주식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에 직접 자본을 투입하는 방식입니다. 유동성이 낮고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업 가치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경우 공개 시장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셴브레너는 그 타이밍을 정확히 맞혔습니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15억 달러 이상, 다른 반도체 주식 바스켓 하락에도 20억 달러 이상을 베팅하는 공매도 포지션을 구축한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매도(Short Selling)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이후 낮은 가격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입니다. 시장의& 흐름과 정반대 방향으로 수십억 달러를 베팅한다는 건, 틀렸을 때의 손실 규모도 그만큼 크다는 의미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솔직히 이 전략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하나의 테마에 집중된 투자는 강한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환경이 바뀌는 순간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도 이런 구조입니다. 기업들의 AI 투자가 둔화되거나, 전력난이 예상보다 빨리 해소되거나,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 평가가 조정될 경우 이 펀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셴브레너를 "AI계 노스트라다무스"라고 부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표현이 조금 불편합니다. 노스트라다무스는 결국 맞지 않는 예언도 많았고, 사람들이 사후에 끼워 맞춘 것들도 적지 않았으니까요. 지금까지의 성과는 분명 탁월하지만, 이것이 반복 가능한 구조적 우위인지, 아니면 AI 슈퍼사이클이라는 특수한 시기에 특수한 베팅이 맞아떨어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헤지펀드 업계 전반적으로 집중 투자 전략의 리스크를 경고하는 목소리는 꾸준히 나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헤지펀드의 집중 포지션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검토 중입니다([출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SEC](https://www.sec.gov)).
개인적으로는, 이 펀드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수익률 자체가 아니라 '어디에 병목이 있는가'를 먼저 찾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이 소프트웨어를 볼 때 전력을 봤고, 남들이 칩을 살 때 칩을 공매도했습니다. 이 역발상이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아셴브레너의 투자 판단이 앞으로도 계속 맞을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이야기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만약 AI 인프라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그가 어떤 종목을 추가로 편입하거나 제외하는지 공시 내용을 꾸준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꽤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투자 판단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lead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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