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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코스피 불장과 샤머니즘 투자 (점술, 외국인 유입, 초과세수)

by SpargoNet 2026. 5. 14.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한때 주식 계좌 잔고가 반토막 났을 때 사주 카페 후기를 검색한 적이 있습니다.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그 심리가 어디서 오는지는 이번 불장을 보며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코스피가 7,844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금, 시장 안팎에서 꽤 낯선 풍경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산 정상에서 "삼전 가즈아"를 외치는 투자자들 — 점술 소비의 실체

 관악산 정상에서 "야호" 대신 종목명을 외치는 투자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웃음부터 나왔습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보니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코인으로 손실을 봤던 그 사람이 올해 삼성전자로 계좌를 회복하고 싶다는 마음,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으니까요.

 이른바 샤머니즘 투자라고 불리는 이 현상은, 단순히 미신을 믿는 것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제가 직접 커뮤니티 글들을 살펴봤는데, 사주 상담을 받은 투자자들 대부분은 "사주만 믿고 투자하는 건 아니다"라고 전제를 달았습니다. 이미 보유하고 싶은 종목이 있고, 그 결정을 심리적으로 확정짓는 데 점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반대되는 근거는 무시하는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 점술이 심리적 안정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이 편향이 냉철한 리스크 관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국내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사업체 수는 1만 950개로, 3년 전 대비 20% 이상 증가했습니다. 최근에는 주식 타로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상담사와, 특정 산업군과 개인 사주의 궁합을 분석해주는 서비스까지 생겨났습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점술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패턴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번 중동 리스크와 미국·이란 간 지정학적 긴장이 변동성을 키운 것도 한 배경입니다.

 이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의 시각은 나뉩니다. 심리적 안정 수단으로서 점술 소비 자체를 문제 삼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검증되지 않은 조언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투기적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출처: 매일경제](https://www.mk.co.kr)). 저는 후자에 더 공감합니다. 제 경험상, 심리적으로 확신이 강해질수록 손절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투자 판단에 영향을 주는 심리적 요인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확증편향: 원하는 결론을 지지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향
- 손실 회피 편향: 손실의 고통이 이익의 기쁨보다 크게 느껴지는 심리
- 군중 심리: 타인의 행동을 따라가며 안도감을 얻는 경향
- 과신 편향: 자신의 투자 판단이 평균보다 낫다고 착각하는 경향

외국인까지 몰려드는 한국 증시 — 그리고 초과세수 논쟁

 이번 불장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장면은 따로 있습니다. 일본인 개인 투자자가 SK하이닉스 한 종목에 자산의 90% 이상을 집중 투자해 약 96억 원, 수익률 720%를 달성했다는 계좌 인증 게시물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한국 증시에 외국인 개인 자금이 이렇게 빠르게 유입되는 모습은 제가 투자를 시작한 이후로 처음 보는 풍경입니다.

 이 현상의 배경 중 하나로 외국인 통합계좌(Omnibus Account) 제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옴니버스 계좌란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별도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접근 장벽이 낮아진 만큼, K반도체를 향한 글로벌 개인 자금 유입이 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 SNS에서는 미래에셋증권 지점 방문 후기와 계좌 개설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고, 실제로 한 증권사의 상임대리인(Standing Proxy) 신규 계좌 개설 건수는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72.4% 증가했습니다. 여기서 상임대리인이란 해외 거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거래할 때 투자 등록, 계좌 개설, 권리 행사 등을 대신 처리해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절차가 복잡해 이용자가 적었지만, 증시 상승세가 부각되면서 문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런 외국인 자금 유입은 초과세수 논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국세수입은 최소 415조 원에 달할 전망이며, 내년에는 사상 첫 500조 원 돌파 가능성도 제기됩니다([출처: 한국은행](https://www.bok.or.kr)). 이 초과세수를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창출에 국민 세금과 정부 세액공제가 기여한 만큼 사회 전체에 재분배해야 한다는 재분배론이 팽팽히 맞섭니다.

 저는 이 논쟁에서 어느 한쪽이 완전히 옳다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GDP 대비 약 4% 수준인 상황에서 무작정 지출을 늘리는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관리재정수지란 국가의 실질적인 재정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회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실제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말합니다. 반면 자산시장의 이익이 일부 종목과 계층에만 집중되는 상황에서, 취약계층 지원과 연동하는 재분배 시스템을 논의하는 것 자체는 의미 있다고 봅니다. 일률적인 현금 살포보다는, 제도적 기반 위에서 설계된 재분배가 더 지속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코스피 불장과 샤머니즘 투자
[사진출처 : 매일경제]


 불장의 온기가 모두에게 닿고 있는지, 저는 아직 확신하지 못합니다.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는 동안에도, 제 주변에는 여전히 투자 원금조차 회복하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산 정상에서 종목명을 외치는 투자자의 마음도, 일본인 투자자의 수익 인증을 보며 한숨을 쉬는 투자자의 마음도, 결국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불장이 계속되든 꺾이든, 감정이 아닌 데이터를 중심에 놓는 습관이 가장 오래가는 투자 원칙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mk.co.kr/news/stock/12046026?utm_source=naver&utm_medium=link&utm_campaign=related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