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SK하이닉스 주가는.. 최태원 회장 (메모리 수요, 반도체 사이클, 장기보유)

by SpargoNet 2026. 7. 18.

 증권 앱을 켰다가 SK하이닉스 주가가 하루 만에 10% 넘게 빠진 걸 보고 손이 떨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팔아야 하나 버텨야 하나 고민하던 그 순간, 마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냥 가만히 갖고 계시라"는 말을 했습니다. 대기업 총수가 자사 주가에 직접 언급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닌 만큼, 그 발언 뒤에 어떤 논리가 있는지 직접 따져봤습니다.

 


메모리 수요: 최태원의 근거는 숫자에 있었습니다

 최 회장의 발언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었습니다. 핵심은 HBM(High Bandwidth Memory) 수요 구조였습니다. HBM이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고대역폭 메모리로, AI 연산에 필수적인 부품입니다. 엔비디아의 GPU 한 장에 수십 GB의 HBM이 들어가는데,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면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 회장이 "AI가 아직 4살짜리 어린아이"라고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AI 모델이 커질수록 파라미터(Parameter)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파라미터란 AI가 학습 과정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스스로 조정하는 수치의 총합으로, 이 숫자가 많을수록 모델이 정교해지는 대신 저장·연산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GPT-3가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췄고, 최신 모델들은 이를 훌쩍 넘는 규모로 추정됩니다. 메모리가 반드시 더 필요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물론 단기 변동성은 다른 문제입니다. 저도 솔직히 이 부분이 예상 밖이었습니다. 주가가 빠진 당일, TSMC는 시장 전망을 웃도는 2분기 순이익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7% 이상 하락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 Index)도 최고점 대비 19%가량 밀려 약세장 진입 기준인 20% 직전까지 내려갔습니다. SOX Index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 30개를 묶어 추종하는 지수로, 반도체 섹터 전체의 투자 심리를 가늠하는 기준이 됩니다. 실적은 좋은데 주가는 빠지는 이 역설은, 주가가 실적보다 훨씬 앞서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이 "너무 빨리 올라서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읽어야 합니다. 2018년 메모리 고점 이후 이듬해 반토막이 났던 반도체 사이클의 기억이 시장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작은 악재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태원 회장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 문화일보]

 


SK하이닉스 주가를 둘러싼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HBM 수요는 AI 데이터센터 확장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증가세 유지 전망
- 단기 주가는 빅테크 설비투자 계획 발표(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결과에 따라 등락 가능
-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기준 약세장 진입 직전으로 투자 심리 위축 상태
- ASML 차세대 EUV 장비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 하락' 신호로 해석되며 추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

 

반도체 사이클과 장기보유: 제 경험과 시장 논리

 제가 직접 겪어보니 반도체주는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손실이 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2021년 삼성전자를 비교적 높은 가격에 사서 조정장에 팔았다가, 이후 회복 구간을 통째로 놓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배운 것이 하나 있는데, 반도체 섹터는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입니다.

 반도체 사이클(Semiconductor Cycle)이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면서 가격이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통상 한 사이클이 3~4년 주기로 돌아왔지만, AI 수요라는 새로운 변수가 이 사이클의 저점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 현재 업계의 주된 분석입니다. [출처: 한국거래소]

 최 회장이 제시한 한국의 AI 전략도 같은 맥락에서 흥미롭게 봤습니다. 미국은 품질, 중국은 가격 경쟁력으로 각자의 영역을 구축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정면 경쟁에 나서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접근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최 회장이 제시한 'LLM(Large Language Model) 수출'이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LLM이란 수천억 개 이상의 파라미터로 학습된 초대형 언어 인공지능 모델을 뜻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적 선택지를 원하는 국가들에 한국형 모델을 공급하는 구상입니다.

 학력보다 역량 중심으로 채용 기준을 바꾼 것도 이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수시 채용에서 대학 졸업 요건을 폐지한 것은, 반도체 설계·공정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능력이 학위보다는 실무 적응력과 문제 해결 능력에 있다는 판단입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기업들이 신입 채용 시 학력보다 직무 능력을 우선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출처: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최 회장이 말한 네 가지 경쟁력, 즉 생각 근육, 적응 근육, 공감 근육, 바디 스킬은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제가 직접 반도체 관련 업종에서 일하는 분들과 이야기해 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AI가 잘 모르는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AI에 생각을 통째로 외주 주는 것이 아니라, AI를 도구로 쓰면서 판단은 스스로 하는 구조가 결국 더 강한 경쟁력이 됩니다.

 결국 최태원 회장의 발언 핵심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단기 주가 변동에 흔들리지 말고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성장을 믿으라는 것, 그리고 한국 산업 전체가 메모리 반도체 수출을 넘어 인프라와 인텔리전스를 파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단기 주가는 이달 말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발표와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계획 유지 여부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으니, 투자 결정 전에 다양한 정보를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khan.co.kr/article/20260717104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