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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시총 코인 상폐 공포 (상폐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 침체)

by SpargoNet 2026. 8. 17.

 포트폴리오를 열었다가 조용히 닫은 적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올해 초 보유 중이던 중소형 코인 두어 개가 거래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는 알림을 받고 나서야 "이게 현실이구나" 싶었습니다. 시장이 침체되면 거래량도 시총도 함께 쪼그라들고, 그 끝에는 상장폐지라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기준선 근처에서 버티고 있는 코인이 수십 개입니다.

40억원 기준선과 상폐 공포의 실체

 업비트·빗썸·코인원 상장 종목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숫자가 꽤 섬뜩합니다. 1·2분기 또는 2·3분기 각각 30일 이상 시가총액 40억원을 밑돈 종목이 중복 상장을 제외하고 33개나 됩니다. 이 중 24개는 이미 거래유의 지정이나 거래지원 종료 절차에 들어갔고, 나머지 9개는 아직 공식 조치가 없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거래유의 종목이란, 거래지원 종료 전 단계로 투자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일종의 경고등입니다. 이 딱지가 붙는다고 바로 상장폐지가 되는 건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투자 심리가 급격히 꺾이면서 가격과 거래량이 동반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봤는데, 거래유의 지정 직후 48시간 안에 거래대금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걸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이 기준은 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가 지난해 6월 마련한 거래지원 모범사례에 근거합니다. DAXA란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자율 규제를 위해 구성한 협의체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범사례에 따르면 국내외 합산 시가총액이 2분기 연속 분기 중 30일 이상 40억원을 밑돌면 거래유의 지정 대상이 됩니다.

 

 시가총액만 따지는 게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합산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인 종목의 경우 거래회전율도 심사 대상에 포함됩니다. 거래회전율이란 일정 기간 동안 해당 코인이 총 발행량 대비 얼마나 활발하게 거래됐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시총이 낮은데 거래도 거의 없으면 두 가지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해 상장 유지가 더 어려워집니다.

상황이 해외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바이낸스는 최근 아이콘(ICX), 문빔(GLMR), 문리버(MOVR) 등을 모니터링 태그 적용 대상에 올렸습니다.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모니터링 태그란 거래량, 유동성, 개발 활동, 네트워크 안정성을 기준으로 정기 심사를 받는 종목에 붙이는 표시로, 기준 미달 시 거래지원이 종료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표 프로젝트로 꼽히던 ICX까지 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 저에게도 꽤 충격이었습니다.

 

 

지금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총 40억원 미달 + 2분기 연속 30일 이상이면 거래유의 지정 요건 해당
  • 시총 500억원 미만 종목은 거래회전율 기준도 동시 적용
  • 현재 공식 조치 없이 기준 미달 상태인 종목이 9개 존재
  •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에서도 저유동성 종목 정리 가속화 중

저시총 코인 상폐 공포
[스테이블 코인 - 동아일보]

코인은 반토막인데 스테이블코인만 7배 늘어난 이유

 

 이 혼란 속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더 눈여겨보게 된 데이터가 있습니다. 국내 전체 가상자산 보유액이 2025년 1월 말 121조 8,000억원에서 올해 2월 말 60조 6,0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쪼그라드는 동안,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출처: 비트플래닛 리서치랩)

국내 가상자산 및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액 변화 추이
구분 2024년 7월 (또는 2025년 1월) 2026년 2월
전체 가상자산 보유액 121조 8,000억원 (25.1) 60조 6,000억원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액 885억원 (24.7) 6,071억원 (약 6.9배 증가)

 

 스테이블코인이란 달러 등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에 가치를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입니다. 대표적인 USDT와 USDC는 통상 1개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어, 시장이 흔들릴 때 손실을 피하거나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싶은 투자자들이 찾는 수단이 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코인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는데 달러 연동 자산만 이렇게 뚜렷하게 늘어나는 패턴은 단순히 투자 회피가 아니라 달러 선호라는 구조적 수요가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였습니다.

 

 원·달러 환율 흐름을 함께 보면 이 흐름이 더 명확해집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보유액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12월 말(8,723억원), 당시 월평균 환율도 약 1,470원으로 조사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환율이 1,440원대로 내려오면서 보유액도 함께 감소했습니다. 환율 상승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원화 가치가 약해질수록 달러 자산 보유 수요가 커지는 방향성은 일치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달러로 자산을 옮기려는 사람들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쓰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듯, (출처: 한국은행) 원화 연동 자산과 달러 연동 자산은 쓰임새 자체가 다릅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생겨도 환율 방어나 달러 자산 보유를 원하는 수요까지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실물 결제 영역으로의 확장 움직임도 빠릅니다. 일본에서는 로손 편의점이 기존 POS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해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JPYC 결제 실증을 진행했습니다. POS(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이란 매장에서 결제와 재고 관리를 통합 처리하는 단말 시스템으로, 별도 장비 없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실용성이 높습니다. 국내에서도 케이뱅크, 토스뱅크, 현대카드 등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결제 실증(PoC)을 속속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시총 코인의 상폐 공포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급증은 따로 떨어진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장이 불안할수록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큰 자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달러 연동 자산으로 이동하고, 그 결과 중소형 코인의 유동성은 더 빠르게 말라붙습니다. 이 구조가 계속된다면 저유동성 종목 정리는 더 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저시총 코인을 보유하고 계신 분이라면 해당 종목의 시가총액과 거래회전율을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코인마켓캡 같은 시황 분석 플랫폼에서 일별 유통 시가총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분기 연속 40억원 미달 추세라면 거래유의 지정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입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동아일보 기사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