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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축은행 예금금리 오른이유 (수신경쟁, 머니무브, 상호금융)

by SpargoNet 2026. 6. 23.

 예금 만기 문자를 받고 어디에 재예치할지 고민하다가 저축은행 금리 비교 사이트를 열었는데, 연 4%짜리 상품이 줄줄이 뜨는 걸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3%대 초반이 전부였거든요. 지금 저축은행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신 경쟁, 단순히 금리가 올랐다는 것 이상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금금리가 단숨에 오른 진짜 이유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5%였습니다. 그게 6월 22일 기준으로는 3.65%까지 올랐습니다. 5개월 만에 0.7%p가 오른 셈입니다. 이달 초만 해도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단 하나도 없었는데, 현재는 311개 상품 중 60개가 연 4%를 넘어섰습니다.

 이 현상의 핵심 배경은 머니무브(Money Move)입니다. 머니무브란 시중 자금이 예금 등 안전 자산에서 주식·펀드 같은 투자 자산으로 대규모로 이동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예금 만기가 도래했을 때 과거보다 자금이 빠져나가는 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다고 합니다. 코스피 활황세가 이어지면서 고객들이 만기 자금을 재예치하는 대신 증시로 돌리는 경우가 늘었다는 뜻입니다.

 제가 직접 주변을 봐도 이 현상은 분명합니다. 지인 중에서도 저축은행 적금이 만기가 되자 재예치 대신 ETF를 샀다는 분이 여럿입니다. 저도 솔직히 잠깐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투자자예탁금이 올해 들어 41조원 이상 불어나 129조원을 넘어섰다는 수치를 보면,  [출처: 한국은행], 개인의 체감이 수치로도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결국 저축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대출을 늘려 수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유동성(Liquidity), 즉 금융기관이 언제든 고객의 인출 요구에 응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을 지키기 위한 방어적 조치에 가깝습니다.

수신 100조 회복, 하지만 속내를 봐야 합니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5개월 만에 100조원대를 회복했다는 소식이 업계에서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0조6607억원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겼습니다. [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올해 2월 97조9365억원까지 밀렸다가 반등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이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수신 잔액이 늘었다는 것은 결국 더 높은 금리를 줘야 사람들이 돈을 맡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자 비용은 커지는데 대출 영업은 여전히 막혀 있는 구조입니다.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들은 대출을 늘릴 여력이 크지 않습니다. 예금은 받아야 하는데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 이게 지금 저축은행 업계가 처한 딜레마입니다.

 주요 저축은행별 현재 금리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키움YES저축은행: 연 4.50% (업계 최고)
- 애큐온저축은행: 연 4.20%
- 페퍼저축은행: 연 4.16%
- OK저축은행: 연 3.75% (비대면 단기 가입 시 4.0% 적용)
- SBI저축은행: 연 3.70%
- 웰컴저축은행: 연 3.70% (기존 3.3%에서 0.3%p 인상)

 여기서 NIM(순이자마진)이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NIM이란 금융기관이 자산을 운용해 얻는 이자 수익에서 예금 등 자금 조달 비용을 뺀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예금금리를 올릴수록 NIM은 줄어듭니다. 대출 영업이 막힌 상태에서 예금금리만 올리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 점에서 지금의 금리 인상 경쟁이 업계 전반의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상호금융과의 온도차, 이게 시사하는 것

 같은 시기에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권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상호금융 수신 잔액은 15조2301억원이나 줄었습니다. 새마을금고에서만 8조원 이상이 빠져나갔고, 신협도 3조원 넘게 감소했습니다. 연 8.5%짜리 적금을 내놓은 곳도 있는데 고객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저축은행 예금금리 오른 이유
[사진출처 : 한국경제신문]


 이 상황을 보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금리를 저렇게까지 올리면 당연히 고객이 몰릴 것이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달랐습니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예금자보호 한도 변수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 1인당 예금자보호 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예금자보호법상 한도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보호 혜택이 작았던 상호금융의 매력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둘째, 비과세 혜택 축소입니다. 지금까지 상호금융 조합원은 예탁금 3000만원 한도에서 소득에 관계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총급여 7000만원을 초과하는 조합원에게는 5% 세율이 적용됩니다. 그동안 상호금융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세제 혜택이 사실상 사라진 셈입니다.

 셋째,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신뢰 하락입니다.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란 건물·아파트 개발 사업의 미래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방식인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 분야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상호금융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낮아졌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세 가지 요인이 겹친 것이 상호금융 예금 이탈의 본질입니다. 금리만 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상호금융의 앞길이 저축은행보다 훨씬 험난해 보입니다.

 저축은행 금리 인상은 분명히 예금자에게 유리한 환경입니다. 다만 이 금리가 얼마나 지속될지, 수익성 악화를 버텨가며 경쟁이 이어질 수 있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예금 만기가 돌아오거나 새로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이 저축은행 금리를 한번 진지하게 비교해볼 타이밍인 것은 맞습니다. 단, 저축은행별 재무 건전성과 예금자보호 한도(1억원) 안에서 분산 예치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62212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