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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 결국 총파업, 마지막 단계? (세전영업이익, 긴급조정권, 노동3권)

by SpargoNet 2026. 5. 20.

 솔직히 저는 처음에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그냥 "임금 더 달라"는 수준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니,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제도화하라는 요구였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도 잠깐 멈칫했습니다. 주주도 못 받는 걸 노조가 가져가겠다는 건데, 이게 과연 적정한 요구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세전영업이익 배분, 왜 논란인가

 이번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산정 기준입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세전 영업이익(EBIT)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제도화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서 세전 영업이익이란 법인세를 납부하기 이전의 영업 단계 이익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에서 아직 국가에 납부할 세금을 떼지 않은 상태의 금액을 의미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 부분을 직접 겨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주주 배당(dividend)조차 세후 당기순이익에서 이루어집니다. 주주 배당이란 기업이 세금을 내고 남은 최종 이익에서 주주에게 돌려주는 몫을 뜻합니다. 투자 위험을 실제로 감수한 주주들도 세금을 먼저 낸 뒤에야 배당을 받는데, 노조가 세금도 내기 전 이익을 나눠 갖겠다는 건 구조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직접 기업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합니다. 법인세, 이자비용, 기타 영업외 손익이 모두 반영되고 나서야 주주에게 돌아올 몫이 결정됩니다. 세전 이익에 먼저 손을 얹겠다는 요구는 사실상 국민 공동의 몫인 세수(稅收)보다 노조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논리로 읽힐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노조 요구: 세전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제도화
- 사측 입장: 성과 있는 사업부에만 보상, 적자 사업부 고액 보상 불가
- 정부 시각: 세전 이익 배분은 주주도 할 수 없는 방식

노동3권의 경계와 집단교섭권 남용 논란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개념이 노동3권입니다. 노동3권이란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묶어 부르는 말로, 개별 근로자가 사용자에 비해 교섭력이 약하다는 현실적 불균형을 교정하기 위해 마련된 권리입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노동3권의 본질을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노동3권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이지, 다수의 힘으로 경영 원칙 자체를 흔드는 수단이 아니라는 취지였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는 대통령의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편입니다. 연대(solidarity)의 원리, 즉 여러 노동자가 하나로 뭉쳐 교섭력을 높이는 원리는 분명히 가치 있지만, 그 힘이 특정 집단의 과도한 이익 쟁취에 쓰일 때는 사회 전체의 이해(利害)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 조정에서 조정안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란 노동쟁의를 조정하고 중재하는 정부 기관으로, 노사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제3자 조정 역할을 수행합니다([출처: 중앙노동위원회](https://www.nlrc.go.kr)). 그런데 사측은 끝내 서명하지 않았고, 조정은 불성립으로 종료됐습니다. 노조 측이 조정안을 수용했음에도 파업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는 단순히 노조에만 있지 않습니다.

긴급조정권, 정부의 마지막 카드

 총파업이 현실화되면서 긴급조정권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긴급조정권이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권한으로, 쟁의행위가 국민경제 또는 국민 일상생활에 현저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때 쟁의를 30일간 강제 중단시킬 수 있는 제도입니다. 발동되면 해당 기간 동안 파업이 금지되고, 합의 불발 시 중앙노동위원장 직권으로 중재 회부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조정 불성립 직후 "아직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상할 시간이 남아 있다"며 신중론을 폈습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앞서 "파업이 발생하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언급했고, 총리도 대국민 담화에서 파업 피해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습니다. 정부 내에서도 엇갈린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긴급조정권 논의는 파업 억지력으로 먼저 기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발동하기보다는 "발동할 수 있다"는 신호 자체가 노사 협상을 재촉하는 압력으로 작용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사측이 중노위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상태라,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꺼내 들 경우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셀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18일 총파업이 강행될 경우 직·간접 손실이 최대 1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습니다.

파업 파장과 공급망 리스크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연속 가동(Continuous Operation)을 전제로 설계됩니다. 여기서 연속 가동이란 생산 공정이 한 번 중단되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파업으로 라인이 멈추면 단순한 생산량 감소에 그치지 않고, 웨이퍼(반도체 기판) 불량, 공정 오염, 고객사 납기 지연 등 연쇄 피해로 번질 수 있습니다.

 공급망 리스크(Supply Chain Risk)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공급망 리스크란 원자재 조달부터 완제품 납품까지 이어지는 생산·유통 사슬 어딘가에서 차질이 생길 때 전체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뜻합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핵심 제품의 주요 공급자입니다. 18일간 생산에 차질이 생긴다면 국내 협력업체는 물론 해외 고객사 납기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단순 과장이 아닙니다([출처: 고용노동부](https://www.moel.go.kr)).

 법원은 파업 기간에도 보안 업무와 안전보호시설 유지 업무는 평상시 수준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생산 차질 규모는 파업 초기에 곧바로 가시화되지 않을 수 있고, 정부도 이 점을 보면서 긴급조정권 발동 타이밍을 저울질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진출처 : 조선일보]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솔직히 답답한 건, 노사 양쪽 모두 명분을 쥐고 있다는 점입니다. 노조는 조정안에 동의했고, 사측은 경영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건 협력업체 직원들과 소비자들입니다.

 결국 이번 삼성전자 총파업은 세전 영업이익 배분이라는 전례 없는 요구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노동3권과 기업 경영권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다시 그을 것인지를 시험하는 사안입니다. 정부가 자율교섭을 강조하는 동안에도 긴급조정권이라는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18일이라는 시간 동안 노사가 실질적인 타협점을 찾아내길,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급망 피해가 최소화되길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언론 보도와 개인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법률·노무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6/05/20/RUUIDIK63FAH5J3E4QAP4CPZ74/